China

2001.7.31~8.13

7월 31일

중국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환상 같은 것이 있었다. 고래의 단아한 공자와 고풍스러운 분위기 같은 것.

중국인들의 실생활에 있어서는 그런 면은 기대하지 못하겠지만.

비행기는 너무도 금새 북경에 도착했다. 뭔가 부산스러운 공항, 시내로 가는 버스안의 사람들의 모습은 왠지 부담스럽다. 중국인들이 지저분하다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어서인가 -_-?

우리를 중국인을 착각하고 길을 묻는 중국인이 있어 좀 우스웠다.

그 유명한 천안문으로 나갔다. 익숙하게 많이 보던 천안문을 실제로 보니 새삼스럽기도 하고,천안문 광장엔 왠 인파가 그리도 많은지.. 중국인들은 뭔가 신기한 데가 있는 사람들이다.. 다음날 모택동기념관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더 확연히 느꼈지만...후후.. 아직까지도 모택동이 위력이 이리도 대단할 줄이야... 그리고 구경하는 것,참견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인 것 같다.

왕푸징 거리는 화려하고 그 건물들의 거대함엔 입이 벌어질 정도로 역시 중국인이야~ 스케일이 크다니깐.. 하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8월 1일

만리장성 중 빠따링으로 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생각보다 꽤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고물버스라서 그랬던 것 같다. 아침에 약간 안개가 낀 산속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장성의 일부 성벽들이 인상적이었다. 빠따링 올라가기는 참 힘들고 왠 중국인 관광객은 그리도 많은지.. 중국인들의 자리다툼이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만원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중국인의 질서의식이나 지저분함, 기차역과 호텔 등에서의 불친절 때문에 그다지 좋은 인상이 들지 않았다.

 빠따링을 다녀와 그 유명한 자금성으로 들어갔다. 소문대로 너무 넓고 몇 개의 궁전을 거치던지..힘들기도 했지만 무언가 재미가 있었다. 유럽의 궁전같은 일체적인 큰 건물이 아니라 일직선상의 대칭적인 구조도 재미있고.. 마지막 황제 푸이를 생각해도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_-

저녁에는 그 유명한 북경오리구리(베이징카오야)를 먹으러 전취덕에 갔는데 보통 고기도 잘 안 먹는 내가 무슨 오리고기 -_-?  사람들이 칭찬한 것에 비해 개인적으로는 별로였다.

따샤랄을 구경하고 경극을 보러 이원극장에 갔다. 경극자체에 대한 막연하나마 거창한 기대가 있었는데 전통적인 경극은 아니고 편집한 극 같았지만 서커스 같기도 하고 나름대로 볼만했다.

8월 2일

늘 아침부터 서두르지만 숙소를 나가는 시각은 왜이리 늦는지.. 이화원까지 갔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이화원 산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호수는 참 컸다. 서태후도 참 대단한 여자다. 후후..

사진으로 보고 실제 있을까 싶던 개방형 화장실을 본 것도 의미있었다. --;

그 다음으로 천단 공원으로 갔는데 난 나름대로 기년전에 대한 기대가 각별했다. 기년전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지만 아름다웠다. 어딜 가든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게 신기했다. 평일인데도 말이지..여기까진 좋았는데 북경서역으로 가는 차가 너무 밀려 몇 분의 차이로 기차를 놓치고 말았다. 기차출발 시각은 아직 안 되었는데도 안 들여보내주는 열차원들이 아주 얄미웠다. 언제부터 그렇게 시간을 칼같이 지켰다고? 다른 기차들은 늦게 도착하고 늦게 출발하고 잘도 그러던데..

하여간 이 기차 놓친 것 때문에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역무원들은 또 왜 이렇게 영어는 못하고 고압적이고 불친절한지... 정말 뜻밖의 상황에 당황은 했지만 한편으로는 용경협을 볼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려고 노력하다가 잠들어버렸다.

8월 3일

누가 알았겠는가... 오늘도 기차를 놓칠줄은 -_-

용경협 가는 길이 왜 이리 멀던지... 용경협도 제대로 못보고 에스컬레이터에서 쌩쇼도 해놓고 또 기차를 놓치고 말았다. 한 번 당한 일이라 그다지 당황하진 않았지만 환불 안하고 다음날 표로 미뤘더니 바로 입석표가 되어버렸다. 또 이렇게 허무하게 하루가 가버렸다. 생각보다 북경을 둘러보는데는 시간이 많이 걸렸다. 역시 중국은 넓긴 넓어~ 소득이라면 교원반점 옆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는 것 뿐.

8월 4일

아침에 북해공원에 가니 운동하는 중국인들이 많았다. 호수에서 여유롭게 찌까찌까도 타고 류리창까지 갔다가 이번엔 늦지 않게 서역으로 갔다. 표를 바꿔보려다가 영어를 할줄 아는 언니를 만나 그나마 도움을 받아서 자리에 대충 구겨 앉았지만 그 다음날 아침 내 다리는 퉁퉁 부어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주위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질문 공세를 받으며 갔는데 난 그 와중에 은근한 중화민족의 자부심이랄까.. 그런 것을 얼핏 느꼈다.

8월 5일

새로운 도시! 서안이다. 서안은 병마용갱 때문에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굉장한 고도가 아닌가! 북경과 버스나 택시 시스템들이 좀 달랐다. 역시 또 나는 중국은 역시 넓어~하는 생각을 -_-;; 동대가를 좀 헤매고 소안탑과 비림을 둘러보았다.

8월 6일

계림행 기차에 올랐다. 이게 그 말로만 듣던 무시무시한 인민 열차인가? 30시간이 기차여행이 될 터인데 에어콘도 없고 자리도 좁고.. 옆에 서양인이 있어서 안심했는데 사라져버렸다. 침대로 바꾼건가? 바꾸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참고 갔다. 우리 앞 좌석의 사람들은 계속 변했는데 이상한 사람(?)이 앉아서 짜증나고 기차는 덥고 시끄럽고 열린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을 맞고 앉아있으니 완전 검둥이가 되고 자리도 불편한데 어떤 아저씨가 우리 발 밑에 들어눕질 않나.. 닭이 기차안을 뛰어다니질 않나..

열린 창문으로 쓰레기를 아무렇지 않게 휙휙 버리는 사람들을 우리도 곧 본받게 되었다. -_-

8월 7일

드디어 계림에 도착!

잽싸게 양수오행 버스를 타고 목적하던 뱀부하우스를 찾았다. 사람들은 주인 아줌마가 산드라블럭을 닮았다고 했는데, 아무튼 이 동네 사람들은 남방 동남아 계열같은 생김새를 한 사람들이 많았다.(알고보니 소수민족인 '장족'이라는군-_-) 이런 사람들과 따가운 햇볕은 여기가 남쪽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게 했다. 정말 너무 더워서 돌아다니고 싶지도 않았지만 자전거를 빌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부다 케이브를 돌아보고 왔다. 이미 동굴이 문을 닫은 시각이었는데 우리만 어찌어찌해서 운 좋게 한산한 동굴 투어를 했다. 동굴은 우리나라 동굴들과 다르게 험난했다. 딴 때 같으면 그래서 재밌었을텐데, 워낙 피곤한지라 힘들었다. 그 시골동넨 어찌나 어두운지, 그러나 하늘에 별은 왜 그리 많고 반딧불들이 날아다니는지.. 나는 기분이 좋아졌다. 또 가이드가 영어를 하니 간만에 말도 많이 하고.. 역시 나의 중국어 실력은 딸리기에 -_-; 중국어로는 뭐 별로 할 얘기가 없었던 것 같다. 거기까진 좋았는데 너무 어두워서 우리는 자전거를 타고 숙소로 돌아올 수가 없었다. 좀 당황했지만 다행히 가이드 아버지의 경운기를 얻어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경운기 처음 타봤는데 거참 재미있더만~ 후훗. 물론 나중에 그 대가를 물게 되었지만 -_-

 8월 8일

날씨는 덥고 무리하게 자전거를 탔는지 다리는 아프고했지만 월량산으로 향했다. 그 더운 날씨에 등산이라니 땀이 뻘뻘났지만 그런 외국인들을 장사꾼들이 한팀씩 맡아서 정상까지 계속 쫓아왔다.

우리에게도 할머니가 한 명 따라붙었는데.. 괜히 말도 시켜보려고 하고 친절을 베푸려는 듯 했지만, (  물론 음료수를 사게 하기 위해서겠지만) 내가 너무 쌀쌀맞게 굴었던 것 같아서 미안했고 나 뿐 아니라 많은 서양인들도 그런 사람들을 잘 상대하지 않기도 하고 상인 중에는 꼬마 여자아이도 있어서 안됐다 싶었다. 어쨌건 월량산의 그 구멍바위는 신기했고 힘들었지만 산위에 오르니 기분이 좋았다.

나중에 계단을 내려갈 때 엄청나게 고생은 했지만....

8월 9일

다시 계림으로 와서 기차를 탔다. 좌석에서 좀 버티다가 워프.. 잉워로 자리를 바꾸었다.

난 잉워 상층이었는데 그래도 역시 침대가 편하긴 편했다. 얼핏 지나다가 란워를 보았는데 좋아보였고 부러웠다. ㅠㅠ

잠들자 깨지도 않고 다음날 아침 -_- 왜 침대를 애용하는지 알겠다. 후후~

8월 10일

항주 도착. 서호 바로 옆의 서호반점에 짐을 풀고 날씨는 좋지 않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용정촌(좀 별로다;;)을 급하게 둘러보고 바다같이 넓은 서호를 좀 거닐다가 기대하던 동파육과 새우요리를 먹었다.

동파육은 무슨 장조림 같았고, 그 잘은 새우를 일일이 다 까먹느라 저녁 시간이 다 갔다.

역시 새우는 어딜가나 비싸다 -_-

8월 11일  

아침일찍 비가 부슬거리는 가운데 영은사를 구경하고 서호의 유람선을 탔다. 호심정-삼담인월-화항관어 코스를 탔는데 타 볼만한 코스였다. 이제 항주에서 상해까지는 가까웠고 우리의 여행도 막바지를 향하고 있었다. 상해에 도착해 처음 나온 곳이 허난종루라는 중심가여서 더 그런지 그나마 상해는 발전하는 도시의 면모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포강반점의 제일 싼 여러명이 있는 방을 정했더니 정말 형편없었지만 곧 서울로 돌아가기에 참고 견디며 돈을 아끼기로 했다. 예원상가를 둘러보고 집으로.

 근데 상해는 왜 매일 비가 오는지 참;; 택시기사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1년 365일 비가 온다고 과장된 어조로 말했다 -_-; 중국인들도 이런 표현을 쓰다니.. 신기했다.

8월 12일

오늘은 소주를 당일치기하기로 했다. 북경에서의 삽질 덕분에 시간이 더 적어져서 상해는 거의 둘러보지 못할 듯 싶다. 비행기를 늦춰 보려고 했는데 그것도 마음대로 되질 않았기에 우리는 강행군을 했다.

소주의 볼거리는 역시 그 아름다원 정원들이기에 호구와 유원, 졸정원을 둘러보았는데 개인적으로 유원이 규모가 더 작긴 하지만 아기자기해서 마음에 들었다.유원이나 졸정원이나 비슷한 정원이지만 두 개 다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관전가에서는 피자헛에 갔는데 치즈피자가 왜그리 맛있던지..-_-  밤엔 상해로 돌아와 황포공원에서 황포강과 동방명주탑을 보고 잠이 들었다.

8월 13일

아침 일찍 공항으로 갔다. 무슨 공항이 그렇게 작은지.. 새로 생긴 푸둥 공항을 이렇지 않을텐데, 푸둥 지구를 둘러보지 못해서 조금 아쉬웠고, 예상치 않게 중국동방항공을 타고 너무나 금새 서울로 돌아올 수 있었다. 대체로 중국인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아서 그리 좋은 기억은 없었지만 더 내륙으로, 윈난성을 여행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2002년 2월 5일 씀 -> 그래서 더 허접한 여행기 -_-;;